01 왜 '리좀(Rhyzome)'인가
리좀은 식물학 용어로, 땅속에서 옆으로 뻗어 나가는 줄기를 가리킵니다. 중심이 없고, 어디서든 새 가지가 나오며, 잘라도 다시 이어집니다. 처음 회사 이름을 정할 때, 저는 두 가지를 원했습니다. 하나는 위계가 없는 조직. 다른 하나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는 제품.
낚시는 본래 그런 활동입니다. 어제의 포인트가 오늘의 포인트가 아니고, 한 사람의 비법이 다른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바다와 사람은 끊임없이 옆으로 뻗습니다. 그래서 회사 이름도 그렇게 정했습니다.
02 바다 위에서 본 풍경
창업을 결정한 시점은, 한 번의 출조에서였습니다. 새벽 4시 출항한 작은 배 위에서, 저는 두 가지를 봤습니다.
하나는 우리나라 바다의 어마어마한 자원이었습니다. 동·서·남·제주, 네 권역의 어종 다양성과 시즌의 풍부함은 다른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다른 하나는, 그 자원을 받쳐주는 도구의 산업 구조가 의외로 낙후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좋은 제품은 대부분 일본·미국 브랜드의 라이센스이거나 OEM이었고, 국내 사용자의 실제 출조 패턴이 제품 설계에 반영되는 통로는 좁았습니다. 중간 유통이 많아 가격은 부풀고, 사용자의 피드백은 도중에 사라졌습니다.
저는 그 사이의 거리를 줄이고 싶었습니다.
03 왜 D2C를 택했나
산업통상자원부 「유통산업 동향」과 통계청 「온라인 쇼핑 동향조사」가 매년 보여주는 흐름은 분명합니다. 소비자는 점점 더 브랜드와 직접 연결되기를 원하고, 자신의 데이터가 다음 제품 개선에 쓰이기를 기대합니다.
D2C(Direct-to-Consumer)는 단순히 중간 유통을 줄이는 모델이 아닙니다. 저희에게 D2C는 사용자의 출조 데이터·피드백·후기가 끊기지 않고 제품 설계실까지 도달하는 통로입니다. 광어를 5월에 잡는 사용자와, 갈치를 9월에 잡는 사용자의 요구는 다릅니다. 그 차이를 듣지 못하면, 도구는 평균적인 제품이 됩니다. 평균은 누구에게도 정답이 아닙니다.
04 왜 AI 자동화인가
리좀은 작은 회사입니다. 인원도, 자본도 큰 브랜드가 아닙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결정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반복 가능한 일은 기계가, 판단이 필요한 일은 사람이 한다는 원칙입니다.
콘텐츠 발행, 재고 모니터링, 시즌별 어종 데이터 정리, 고객 문의 1차 분류 — 이런 일들은 AI 에이전트가 24시간 돌아갑니다. 그 결과 사람의 시간은 두 곳에 집중됩니다.
- 제품을 더 좋게 만드는 일
- 사용자와 직접 대화하는 일
저희가 AI를 운영의 중심에 둔 이유는, AI가 트렌드여서가 아닙니다. 사람의 시간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에 남겨두기 위해서입니다.
05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것
리좀이 일하는 방식은 세 가지 원칙 위에 서 있습니다. 회사 이름의 뜻처럼, 옆으로 끊기지 않고 멀리 뻗기 위한 기준입니다.
좋은 도구는 사용자의 한 번의 출조를 더 정확하게 만든다.
좋은 브랜드는 사용자의 한 시즌을 더 길게 만든다.
좋은 회사는 사용자의 평생을 바다 가까이 두게 만든다.
리좀이 닿고 싶은 자리는 마지막 줄입니다. 한 번의 거래로 끝나는 회사가 아니라, 사용자의 출조 인생 옆에 오래 머무는 회사. 그것이 이름을 '리좀'으로 정한 이유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옆으로, 끊기지 않고, 멀리.
06 앞으로
리좀의 모든 콘텐츠와 제품은 두 가지 약속 위에 만들어집니다.
- 정직한 정보 — 출처 없는 주장 대신, 공신력 있는 자료를 인용합니다.
- 사용자 데이터의 환원 — 여러분의 피드백은 다음 시즌 제품 개선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이 글은 리좀의 첫 자기소개입니다. 다음 글부터는 다시, 바다와 도구의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함께 가 주시면 좋겠습니다.
— 조한울 (Cho Hanwool / Chris Cho), 리좀 창업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