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광어는 봄 산란을 마치고 체력을 회복하는 구간에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수산생명자원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우리나라 서·남해 광어(넙치, Paralichthys olivaceus)의 주 산란기는 2~6월이며, 산란 직후 개체는 깊은 모래·자갈 바닥에 붙어 먹이활동을 재개한다. 이 시기 광어 채비의 핵심은 단 하나, '얼마나 오래, 얼마나 안정적으로 바닥을 훑느냐' 다.
시기적으로도 5월은 광어 시즌의 출발점이다. 광어는 5월부터 10월까지가 피크 시즌이고, 넓게는 4월부터 11월까지 노려볼 수 있다. 산란을 마무리하는 개체가 늘면서 입질이 본격적으로 살아나는 첫 달이 바로 5월이다.
01 5월 광어는 어디에, 어떤 조건에 있나
광어는 저서성(底棲性) 어종이다. 평상시에도 바닥에서 1m 이상 떠 있는 경우가 드물고, 5월처럼 수온이 12~17°C 사이에서 오르내리는 회복기에는 더더욱 모래·뻘·자갈이 섞인 바닥에 밀착해 있다. 한국수산자원공단(FIRA)이 공개한 인공어초 모니터링 자료에서도, 봄철 광어는 어초 주변보다 어초 아래·옆 모래밭에서 포착되는 비율이 더 높았다.
광어가 활발히 먹이활동을 하는 타겟 수온대는 15~22°C다. 5월 연안은 이 구간의 하단에 진입하는 시기로, 수온이 15°C를 넘어서기 시작하면 입질이 눈에 띄게 살아난다. 권역별로 보면 서해 전역이 주 무대이고 남해 일부도 시즌에 든다.
이 말은 곧, 루어가 바닥에서 너무 떠 있으면 광어 시야 밖으로 지나간다는 뜻이다. 반대로 바닥에 끌리면 잡어와 게가 먼저 채간다. 그래서 현장 가이드들이 공통으로 말하는 거리가 '바닥에서 30cm 안팎'이다.
02 봉돌은 '바닥을 느끼는 최소 무게'
봉돌이 무거우면 채비가 바닥에 박힌다. 가벼우면 조류에 떠밀려 바닥을 놓친다. 5월 서해·남해 연안 기준으로 보통 사용하는 무게는 다음과 같다.
원칙은 단순하다. 봉돌을 떨어뜨렸을 때 '톡' 하고 바닥이 느껴지는 최소 무게. 이보다 무거우면 입질 감각이 둔해지고, 가벼우면 채비가 사선으로 흘러 광어 머리 위를 지나간다.
03 바늘·웜은 '한 입에 들어가는 크기'
광어는 입이 크지만, 5월 회복기 개체는 무리하게 큰 베이트를 쫓지 않는다. 4~5인치 섀드웜 또는 그럽웜에 #2/0~4/0 지그헤드가 표준이다. 컬러는 흐린 날 화이트·펄, 맑은 날 모터오일·내추럴 계열이 무난하다.
광어가 웜을 무는 순간은 대개 '톡' 한 번이 아니라, '톡 → 멈춤 → 묵직함' 순서다. 첫 신호에 챔질하면 빠지기 쉽다. 묵직함이 손에 실릴 때까지 한 박자 기다리자.
04 라인은 가늘게, 합사 위주로
광어 입질은 섬세하다. 모노 라인은 늘어남(신축)이 커서 바닥 감각과 입질 신호를 흐린다. PE 합사 0.8~1.2호에 카본 쇼크 리더 3~4호 1.5m가 기본 조합이다. 합사는 바람·조류에 잘 떠밀리지 않고, 바늘 끝 신호를 그대로 손으로 전달한다.
05 캐스팅 후 루틴
- 캐스팅 후 봉돌이 바닥에 닿을 때까지 라인을 풀어준다.
- 바닥 신호가 오면 릴을 두세 바퀴 감아 살짝 띄운다 — 이 지점이 '바닥에서 30cm'.
- 로드 끝으로 가볍게 들썩(리프트) → 텐션 유지하며 폴(폴링).
- 폴링 중 라인이 갑자기 멈추거나, 들썩일 때 무게가 사라지면 입질.
이 루틴을 한 캐스팅당 5~7회 반복하고, 입질이 없으면 캐스팅 각도를 15~20도씩 옮긴다. 광어는 한 마리가 잡힌 자리 반경 5m 안에 다른 개체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06 5월 광어, 시간대보다 중요한 건 '물때'
해양수산부 어업정보통신본부 조석표를 보면, 5월은 사리·조금 차이가 큰 달이다. 광어는 들물 막바지~만조 직후 1시간, 그리고 날물 초반 1시간에 입질이 집중된다. 정조(停潮) 구간엔 거의 움직이지 않으므로, 출조 전 조석표 확인은 사실상 필수다.
07 5월 첫 출조, 안전 체크
광어 출조는 선상과 갯바위·방파제로 나뉘고, 환경에 따라 주의점이 다르다. 5월은 본격 출조철로 접어드는 만큼, 시즌 첫 나들이일수록 기본 안전 수칙을 한 번 더 점검하자.
- 선상 멀미 — 봄 너울에 첫 출조는 멀미가 오기 쉽다. 전날 충분한 수면과 승선 30분 전 멀미약 복용, 시선은 먼 수평선에 둔다.
- 갯바위 추락 — 갯바위 광어를 노릴 때 가장 큰 사고 요인. 스파이크 신발과 구명조끼는 필수, 야간 단독 진입은 피한다.
- 방파제 미끄러짐 — 이끼·물기로 미끄러운 테트라포드 위 이동을 삼가고, 발판이 안정된 곳에서만 캐스팅한다.
광어는 화려한 어종이 아니다. 입질도 조용하고, 챔질도 한 박자 늦다. 그러나 채비가 '바닥에서 30cm'에 정확히 머무는 순간, 5월의 광어는 의외로 정직하게 답을 준다.
